결혼한지 3년차, 16개월 아기를 키우던 우리에게 힘든 날들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1월, 좀 이른 감이 있지만 16개월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서로의 삶에 충실하자 약속했죠. 남편도 새롭게 체육관을 오픈하고 저 역시도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복귀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 즐거움도 잠시,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갔습니다.
체육관 오픈한지 한달 만에 남편의 체육관 근처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우리 체육관엔 사람이 끊겼고 환불요청이 쇄도 했습니다.
임대료는 커녕 코치월급도 줄 수 없었죠. 이래저래 적금깨고 대출받아 한달두달 임대료며, 코치월급이며 근근이 버텨가는 날들이었습니다.
제 월급으로는 임대료도 해결이 되지 않았고 매달 나가는 500만원의 고정지출은 결국 체육관을 폐업해야하나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큰 이유였습니다.
그 동안 모아놓은 돈과 대출로 시작한거였는데, 하늘이 무너져내렸죠.
어린이집은 코로나19로 가정양육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우리의 선택은 정해져있었습니다. 결국 체육관을 잠시 쉬기로 했죠. 남편이 아기를 보기로 하고요
그러나 해결되지 않은, 저희에게 남은 문제는 체육관 유지였습니다. 쉬더라도 계속 내야하는 임대료와 관리비에 대출로 버티는건 이젠 힘들었습니다.
7개월이 넘어서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생각되어 임대인에게 사정을 이야기했죠.
그런데 임대인이 오히려 먼저 이야기하더군요.이번달 임대료를 안 받을테니 조금만 더 힘내보라고요.
남편과 돌아오면서 생각했습니다. 곧 끝날꺼니까, 조금만 더 버텨보자. 지금 우리가 버텨야 아기도 우리도 잘 살아갈 수 있을꺼라고요.
그리고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자영업자 정부대출과 지원제도들을 찾아 신청하고 남편은 택배알바를 시작했죠.
지금은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편이 많은 준비를 하고 오픈한 체육관이기에 그냥 포기할 순 없었습니다. 조금만 더 버티자고, 금방 끝날꺼라고 서로를 위로하고 있죠.
함께이기에 오늘도 버티나봅니다. 아니 함께이기에 힘을 내는거겠죠.
어서 빨리 올해 1월로, 그 기분 좋었던, 행복했던 낭들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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