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함께 극복해요!

응모사연
응모자 : 조원표 응모 분야 : 따뜻한 공동체 형성 좋아요 : 1개
코로나19, 함께 극복해요!

출근 시간이라 사람이 많을 거라고는 예상은 했지만 앞사람을 뒤에서 힘껏 밀지 않고서는 들어갈 수 없을 정도다. 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뾰족한 방법이 없을 것 같아 일단 타기로 결정을 하고 앞 사람을 미는 순간 쇼핑백이 선로 밑으로 떨어지고 만다.
“아저씨, 가방 떨어졌어요.”
  한 아주머니가 고맙게도 안타깝다는 듯 걱정을 해주신다. 일단 다음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하고 역무실로 달려가서 도움을 청했다.
“저…… 가방이 선로 밑에 떨어졌어요.”
다급한 내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어디예요. 어디”라며 나보다 더 걱정을 하며 공익근무요원이 황급히 떨어진 장소로 갈 것을 재촉했다. 그 분은 위험을 무릅쓰고 잽싸게 선로로 뛰어내려 가방을 꺼내주었다. 순간 얼마나 고마운지 조카뻘 되는 젊은이에게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공익근무요원의 친절로 우울할 뻔 했던 하루가 기분 좋은 하루로 바뀌었다.
  지난번에는 버스를 탔는데 어디선가 쾌쾌한 냄새가 나서 도저히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냄새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주위를 살펴보니 내 앞에 남루한 옷을 입은 할아버지였다. 냄새를 피하여 뒤 자석으로 앉았고 얼마 후 버스는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아까 그 할아버지가 나에게 메모지 한 장을 보여주신다. 조선족 할아버지였는데 엊그제 따님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해보려고 직업소개소를 찾는 중이란다.
“할아버지, 분명히 일자리가 있을 거예요.”
내말이 고마우셨는지 “고맙습네다. 성이 어떻게 되요?” 라며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시는 할아버지가 가엾게 보였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낯설고 물 설은 이국땅에서 할아버지가 어떻게 생활 하실지 걱정이 되었다
  언제부턴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마다 스마트 폰에 몰입하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제는 소통의 대상이 사람보다는 스마트 폰이 되었다. 수업시간에 스마트 폰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인간 소외 현상으로 우울증에 걸릴 수 있어요.”라는 어린 아이의 대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요즈음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돌이켜본다.
‘나는 얼마만큼 주변 사람들과 따뜻한 인간미를 나누며 살고 있을까? 매일 만나고 헤어지는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소통하고 있을까?
  최근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었다. 몇 해 전부터 홀로 지내는 큰누나가 걱정이 되었지만 먹고 산다고 지척이지만 찾아뵙지 못하던 참에 오늘은 큰 맘을 먹고 누님 댁을 찾았다. 
“누나, 저 왔어요.”
  막내 동생이 왔다는 말에 맨발로 뛰어나오며 맞아주는 큰누나,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삶의 덧없음을 느낀다. 처녀 때는 동네 청년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어여쁜 누나는 어느 새 고희의 나이가 되어 흰머리에 돋보기까지 낀 모습이 할머니가 다 되었다. 잔치국수를 사갔는데 국물 한 방울까지 다 드시며 흐뭇해한다. 국수는 수제비와 더불어 어릴 적 어머니께서 많이 해준 음식이다. 큰누나는 지금도 엄마 생각이 날 때마다 국수를 삶아 드신단다. 아마 추억으로 드시는지도 모르겠다.
“장아찌 김밥도 드셔요.”
잔치국수만 먹으면 섭섭할 것 같아 장아찌 김밥도 샀는데 내 예상이 적중했다.
“이거 어디서 샀냐? 며 국수 한 그릇을 후딱 비우고 김밥까지 맛있게 드신다.
모처럼 누님과 함께 어릴 적 고향의 추억들을 소환하니 소소한 이야기만으로도 참으로 행복하다. 이십 년의 나이 차이가 있으니 어려서는 나를 엄마처럼 업어서 키웠단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누나랑 함께 들로 산으로 다니며 냉이도 캐고 쑥을 뜯어서 나물을 무치고 쑥 국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내가 한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팔 남매가 논 밭 한마지기 없는 산골에서 살기는 참으로 힘든 시절, 30대에 홀로 된 어머니는 남의 땅을 지으며 억척같이 살아 오셨다. 누나와 함께 까마득한 세월을 오직 자식들만을 위해 살아오신 어머니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만 울컥해서 한동안 침묵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큰 누나와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새 후딱 시간이 지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한 가지 꼭 해결해야 할 과제를 한 것 같아 정말 기분이 좋고 흐뭇했다. 앞으로 자주 찾아뵙고 폭풍 수다를 떨 작정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코로나 19로 사람들의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되 마음만은 가깝게’라고 하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는 서양 속담이 괜히 생겨난 게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때일수록 이전 보다 더 많이 전화로라도 수다를 떨고 SNS상으로도 소통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결코 홀로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블루’라 신조어가 생길만큼 코로나가 길어짐에 따라 마음 챙김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가 왔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장기화하고 집에 갇혀 지내면서 사회적 고립감이 증대돼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1인 가구는 더욱 큰 고립감을 느낀단다.
  이제는 너나할 것 없이 하나의 상생전략으로 서로 양보하고 먼저 인사하고 베풀어야 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세상이 강퍅하여 살기 힘들고 믿을만한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고들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내 가방을 지하 선로 밑에서 꺼내준 공익근무요원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이 있기에 어쩌면 살맛나는 세상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