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중학생들이 마스크를 만들어 온기를 전합니다.

응모사연
응모자 : 박진령 응모 분야 : 따뜻한 공동체 형성 좋아요 : 0개
대구의 중학생들이 마스크를 만들어 온기를 전합니다.

올해 초, 갑자기 신천지발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대구는 전국의 민폐도시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를 갈 수 없었고, 사람들은 저마다 마스크를 구하느라 난리였지만
마스크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였기에 마스크를 직접 만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다행히도 미싱을 사용할 줄 알기에 마스크를 만들수 있었지만
마스크를 구할수도, 만들수도 없으신 분들이 자꾸만 눈에 들어와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다가 우리 가족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중학교를 입학했으나 학교를 가지 못하고 집에 있는 쌍둥이 두딸과 조카가 힘을 보태기로 했습니다.
마스크를 구하기 가장 힘든 분들이 누구일까를 생각해보니 다문화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월쯤. 나라에서 집집마다 4개씩의 마스크를 배부해주긴 했지만
나라에 인적신고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다문화가정을 위한 마스크를 만들고, 다문화센터에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두 딸아이와 조카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원단을 제단하고, 다림질을 하고, 미싱을 돌려서 마스크를 만들었습니다.
대구가 전국적으로 민폐도시가 되어가고 있었지만 대구에 있는 중학생들은 이리 뜻깊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영상도 찍어서 유투브에 올렸지만 서투른 영상에 조회수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함께 겪고 있는 코로나 상황의 어려움을 다같이 극복하는데
어린 학생들이 동참하고, 그런 마음을 가진 사회 구성원들로 자라나는 것이었습니다.
가정에서 그런 마음가짐을 교육하고 길러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몇날 몇일을 그렇게 만들어서 마스크 200여장을 3회에 걸쳐서 다문화센터와 중고장터를 통해서 이웃들에게 무료로 배부했습니다.
아이들은 힘들었지만 그 힘겨움이 주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온기를 전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함께 할 사람들을 블로그로 모아서 마스크를 만들 수 있는 재료를 나누어드렸더니
대구가 제일 심각한 상황이니 마스크를 대구로 보내고 싶으시다고
완성된 마스크를 소정의 물품들과 함께 다시 저에게 보내주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때 저는 알았습니다. 정말 이게 공동체이고 국가구나...
서로가 자기만 살겠다고 자기것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들여서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따뜻한 공동체임을 느껴서 눈시울이 붉혀지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마스크 재료를 받으신 분 중에는 어린 두 아들과 함께 마스크를 만들어서
경찰서에 가져다드린 것이 시작이 되어 NC구단의 시구까지 하게 된 분도 있습니다.
본인과 아들이 수고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세지도 주셨습니다.
또 저의 지인 중에 한 분은 제가 다문화가정을 위한 마스크를 만드는 걸 알고, 마스크안에 넣는 필터를 구입하라고 돈을 보내주셨습니다.
정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가진 것들을 내어놓고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였습니다.

이런 것이 진정 따뜻한 공동체 아닐까요?
위기의 상황에 나만, 내 가족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위를 걱정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위로를 전하는 이런 국민성이야 말로
코로나 상황을 이겨나갈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백신이 아닐까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에 동참하는 우리의 다음 세대는 정말 이 사회의 희망이고 기둥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