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사회적기업과 협업 통한 마닐라 도시빈민 보건・생계지원 활동

응모사연
응모자 : 송민현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응모 분야 : 따뜻한 공동체 형성 좋아요 : 57개
필리핀 사회적기업과 협업 통한 마닐라 도시빈민 보건・생계지원 활동

1. 코로나 보다 더 무서운 것

    COVID 19의 기세는 무서웠다. 필리핀도 예외 일리 없었다. 필리핀정부는 올해 3.13 
강력한 지역봉쇄(Enhanced Community Quarantine)를 발효했다. 차량 및 주민의 이동을 강력하게
제한하는 조치였다. 사회・의료 공공부문 등의 필수인력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이동도
허락하지 않았다.
  이같은 지역봉쇄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빈곤계층에 큰 타격을 입혔다. 메트로
마닐라 기준, 65만개 가정이 빈곤층으로 전락한다는 예측들이 쏟아졌다. 일반서민조차도
도 여유자금 3일치, 여유식량 7일치만을 가진 것으로 추산되었다. 봉쇄로 인한 무급휴직과
일자리 상실은 당장 먹어야 할 식료품, 그리고 필수 의약품 조차도 구매할 수 없는 상황
에 내몰렸다. 바로 마닐라 도시빈민이 코로나 최고 취약계층이 된 것이다. 
  수도 마닐라 인근에 위치한 불라칸州 이주민 지역 ‘타워빌’. 이곳에는 코이카와 한국
NGO인 캠프가 함께 지원중인 필리핀 여성주도의 사회적기업 ‘익팅’이 자리 잡은 곳이다.
익팅의 회원은 필리핀 마닐라 도시빈민지역에서 격지로 강제 이주당한 빈민들로 구성
되어 있다. 이주민 지역 타워빌은 항상 일자리가 부족했다. 대부분의 가장들은 마닐라로
떠났다. 가정에는 여성과 아이들만 남아 있다. 불안정한 남편 수입에만 의존해서는 살 수
없는 형편이었다.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절실했다. 그런 나나이(Nanay = 어머니)
들을 위해 2011년에 만들어 진 곳이 ‘익팅 봉제센터’이다. 익팅의 主수입원은 질 좋고 저
렴한 학생교복 제작, 납품이었다. 하지만 강력한 지역봉쇄는 초중고 수업을 중단시켰다.
신학기 교복수요가 사라졌다. 당연히 일거리는 증발되고, 생계를 위한 수입도 없어졌다. 
  그들에게는 먹고사는 문제가 코로나보다 더 무섭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필리핀 정부의 지원은 5인 가족이 이틀을 견딜 수 있는 1만
원 상당의 구호팩이었다. 그나마도 3월 기준, 절대수요량의 1/4정도만을 비축한 상태였다.

2. 이쪽과 저쪽을 함께 돕는 방법은 없을까?

  코이카는 마닐라 최고 슬럼가지역을 주시했다. 한국에는 쓰레기마을로 알려진 곳. 
파식(Pasig)강을 따라 형성된 슬럼가에만 63만여명이 거주중이다. 그곳에서 마닐라 최다
확진자가 발생중이었다. 빈곤층 밀집, 위생시설 부재상황이 코로나 감염을 용이하게 하였
다. 필리핀 보건당국도 빈민지역에 대해서 보다 가혹한 봉쇄를 단행하였다. 군경을 배치 
하여 빈민지역 출입을 철저하게 막았다. 대부분이 불법 거주민들인 그들에게는 정부가
지급한 보조금(한화 12만원~18만원)조차도 돌아가지 않았다. 그들은 당장 먹거리와 방호장비
인 마스크가 필요 했다.
  도시빈민 출신 여성 주도기업 익팅. 10여 년째 운영되었고, 회원 150여명이 이에 관여
했다. 갈고 닦은, 이제는 익숙한 봉제기술이 있었다. 익팅 역시 코로나를 계기로 폭발적
수요가 발생한 마스크 제작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수주와 재원 이었다.

3. 거대한 도전, 연대와 협력으로

  코이카, 한국 NGO CAMP, 현지 NGO ZOTO(Zone One Tondo Organization), 지방정부가 힘을 
합쳤다. 코이카는 재원, CAMP는 현물 그리고 ZOTO는 빈민지역 구호활동 전문성을 활용,
구호식량 조달과 배포, 그리고 지방정부는 수혜자 선정, 물품이동 및 배포 승인등을 담당
하였다.
  코이카, CAMP, ZOTO는 마닐라 항구지역 빈민벨트인 6개 지역(톤도, 칼로오칸, 나보타스,
말라본, 사와타, 바세코)을 선정하였다. 예산의 제약을 감안, 마스크 11만장(성인용 8만장, 아동용
3만장), 구호식량팩 4,500가구(가구당 6명기준 _ 3일분 식량 _ 쌀 5kg,정어리 4캔, 설탕1kg, 우유 6팩, 
마른생산 1kg 등 )를 지원하기로 했다. 수혜인원은 137,000명 정도로 추산되었다.
  사업을 기획하고 조정한지 2개월여, 드디어 6월1일 익팅의 재봉틀이 세차게 돌아갔다.
재봉틀에 붙여진 우리정부 기증마크가 더욱 크게 보였다. 생기를 되찾은 나나이들의
모습, 특히 익팅 Rowena Osa 봉제센터 팀장님의 말씀이 아직 생생하다.

  “코로나19로 락다운이 시행되어 우리 주민들이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었지만 코이카의 지원 프로그램 덕분에
  우리는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 봉제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는 많은 직원들은 마닐라 최대
  빈민가인 톤도에서 이주해온 이주민들입니다. 저도 9년 전에 톤도에서 이곳으로 이주해 왔으며 현재 톤도
  지역 주민들을 위한 마스크 제작에 참여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번 마스크 제작 프로그램은 톤도
  지역 주민들에게 마스크를 지원해 줄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익팅과 직원들의 소득 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서로 도울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신 코이카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Osa 팀장님의 자랑은 자녀들이다. 타워빌로 이주하고, 익팅에서 일하면서, 그 수입
으로 자녀를 양육하였다. 큰 아들이 이제 경찰이 되었다. 익팅이 그녀의 인생을
바꾸었다고 항상 말한다.   

4. 만만치 않은 현장 그리고 환희
  익팅 나나이들의 야근도 불사한 마스크 제작, 그리고 ZOTO는 한푼이라도 싸고 질
좋은 식료품 조달, 그리고 현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일일이 수작업에 의존한 식량구호팩
포장은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난관은 다른 곳에 있었다. 현장배포였다. 시도 때도
없이 내려지는 빈민지역 봉쇄였다. 빈민지역의 높은 감염율이 현지정부를 긴장 시켰다.
또한, 칼로오칸, 바공실랑 등은 원거리에 소재하였고, 톤도와 사와타 지역은 자동차가
진입할 수 없는 마을이 많았다. 현장배포를 책임진 ZOTO는 포기하지 않았다. 원거리 
지역은 트럭을 대여하여 날랐다. 좁은 골목과 다리 밑, 강가 옆 지역은 트라이시클,
자전거, 오토바이 등을 통해 1:1로 물품을 전달하였다. 눈물겨운 전달의 현장이었다.
구호품을 수령한 빈민들의 감사하다는 말이 그들에게는 큰 보상이었고 환희였다.   
   
5. 우리 모두가 위너...,

  3개월여의 마스크제작, 구호식량 조달 그리고 현장배포가 끝나고 귀중한 결실이 나타
났다. 기본 방호수단인 마스크 수혜자 11만명, 그리고 구호식량 수혜자 27,000명이라는
직접효과를 넘어 부가효과가 생긴 것이다.
  첫째, 마스크 생산에 참여한 익팅이다. 코이카와 협업을 통해 생산한 마스크 11만장이
익팅 정상화에 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코이카 협업 이후에 NGO 공동사업 등 
후속사업에 마스크 167,200장・위생방호복 11,500장을 추가 수주 하였다. 특기할 만한
가장 큰 성과는 필리핀 보건부가 사회적기업 익팅의 실력을 인정, 마스크 30,000장,
방호복 10,000장을 발주하여 주었다. 마스크와 방호복 추가 제작으로 익팅 나나이 100여 
명의 일자리가 확보 되었다. 많은 분들이 야근을 반기지 않는다. 하지만, 나나이들에게는
소득증대를 의미했다. 야근시에 나나이들이 부르는 콧노래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고 이철용 캠프 대표는 전한다. 나나이들의 소득이 크게 변화된 것이 사실이다.
나나이들의 금년목표는 월급 미화 63불 달성하는 것이었다. 나나이들의 요즘 수입은 하루
미화 10불 정도이다. 건축일을 하는 성인 남성 하루치 일당이다. 또한 익팅은 그들이 만든
제품을 한국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판매하는 일에도 착수하였다. 생산제품 포트폴리오와
판매지역 다변화를 꾀하면서 그들의 생업 터전인 익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 가고 있다.
  둘째, 우리 한국원자재 수출과 우리 중소기업에게도 도움을 주었다. 익팅이 마스크
제작에 사용한 원단 모두를 우리 한국기업에게서 구매하여, 활용중이다. 코이카 협업
시에만 2천5백만원 상당의 원자재를 구매 하였고, 앞으로도 구매물량은 더욱 늘어 날
것으로 보인다.
  셋째, 필리핀 현지 NGO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여 그들이 직접 사업을 주도함
으로써 주인의식과 실행역량이 강화 되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긴급구호 사업은 해외
기관의 일방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지방정부와의 협력 없이 진행되어 수혜지역이
중복되는 갈등도 발생시켰다. 또한, 현지인들의 자체역량 개발에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
만 금번활동은 필리핀 현지기관과 인력이 이를 주도 했다는 것이다. ZOTO는 우선 지역별
전담리더를 구성하여 지방정부와 협조하에 수혜 대상자를 선정하고, 물품구매·준비·배분 
의 과정등 치밀한 계획을 자체 수립하였다. 또한 실행조직으로 CaMaNaMa Team을 구성,
봉사자 80명을 확보, 물품구매 및 포장 전담하였다. 그리고 바공실랑팀을 구성, 봉사자
21명을 확보하여 10개 마을에 대한 물품전달 등 봉사를 실행하였다. 짧은 기간 이었지만,
그들의 주인의식과 참여정신, 그리고 실행역량을 한 단계 높아는 계기가 되었다.
  넷째, 사업을 진행 하는 과정에서 우리 한국 청년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캠프 조부영
국장 7년째 필리핀에서 NGO 활동 중인 20대 한국 청년이다. 마스크 생산, 식량구호팩
조달, 현지 빈민배포 전반에 큰 힘을 보탰다. 조국장의 보람은 사회적기업 ‘익팅’이 매일 
매일 성장해 가는 것을 보는 것이다. 한국 청년들이 개발협력 전문가로 거듭나고 있다.
 
  "익팅이 지금은 버젓이 멋진 건물도 있고 어머님들이 열심히 일을 해서 수익도 많이 내고 있습니다.
  평생에 어떻게 보면 만들 수 없는 변화인데 함께 만들었다는 것들이 참 감사합니다. “

6. 한국언론의 뜨거운 관심

  한국정부(코이카)-한국 시민사회단체-필리핀 사회적 기업-필리핀 시민사회단체-필리핀
지방정부가 협업한 도시빈민 보건생계지원 활동에 우리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금번
추석 KBS 7시뉴스(10.2)는 여성주도 사회적 기업 익팅의 마스크 생산과 역할을 보도했다.

  “ .....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동쪽 빈민 지역의 작은 봉제공장. 태극 마크를 단 재봉틀이 바쁘게 돌아갑니다.
  신중하게 원단을 자르고, 완성된 방호복을 걸쳐보며 웃음을 나눕니다. 코로나 19 여파로 일감을 잃었지만
  한국 국제협력단의 도움으로 다시 일할 수 있게 된 여성 가장들입니다....한국산 원단을 들여와 천 마스크를
  생산한 지 약 6개월. 벌써 30만 장이 만들어졌습니다. 최근에는 필리핀 정부 수주를 받아 방호복 생산까지
  시작했습니다....”

  한국언론매체의 금번 활동에 대한 보도는 이외에도 39건에 달했다. 국내 유력 경제지 
인 매일경제(7.6)은 다음처럼 보도하였다.

  “ ..... 코이카의 이번 마스크 지원은 현지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개도국 코로나19 대응 우수 사례로 
  꼽힌다. 마스크를 납품한 곳은 필리핀 현지의 여성주도형 사회적 기업 `익팅(Igting)` 봉제센터로 코이카가
  시민사회협력 프로그램(필리핀 불라칸주 도시빈민 여성 일자리 창출사업)의 일환으로....이철용 캠프아시아
  대표는 "이번 도시빈민 지원 활동은 개도국 현지 기업을 살린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코로나로
  인한 지역 봉쇄로 익팅 봉제센터의 일감이 끊겼었는데 코이카가 코로나 대응 마스크 생산을 지원해줌
  으로써 센터 유지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7. 우리의 작은 도움이 ...

  코이카가 금번활동에 들인 예산은 원화 1억원 상당이다. 그 1억이 137,000명(1명당 730원
수혜)의 보건 및 생계를 지원하고, 존폐의 위기에 있던 사회적기업을 구하고, 귀한 일자리
100여개를 창출 하였다. 또한 그 기업은 코이카의 지원을 계기로 3배 이상의 일감을 갖
게 되었다.
  우리 국민의 귀한 세금이 우리 보다 어려운 지구촌 이웃들의 생명과 일자리를
지키는데 유용히 사용된 것이다. 한편으론 그들의 생명과 일자리는 우리 국민의 도움에 
힘 입었다. 우리 국민들이 칭찬 받아야 할 선한 행동이고 자긍심이라 말할 수 있다. 
  또한,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이한 2020년, 미국 및 영국에 이에 세계 3번째로
한국에 자국 군대를 파견한 필리핀, 전쟁난민을 위해 쌀과 비누를 우리에게 원조한
필리핀,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전장에서 고군분투한 7천4백여명 필리핀 참전
군인과 필리핀 정부의 도움을 잊지 않는 우리 국민의 감사의 표시이기도 하다. 끝.